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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울노인영화제 김동호 특별자문위원장 인터뷰

여름을 알리는 비가 한창이던 77일 금요일 오후, 서울노인영화제 김동호 특별자문위원장님을 뵙고 왔습니다.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를 창설하시며 국내에 영화제 문화를 확고하게 자리 잡게 만드신 장본인 김동호 위원장님. 잔뜩 흐렸던 날씨였지만 김동호 위원장님과 함께 한 시간 모두 눈부셨습니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순간이 좋았던 김동호 위원장님과의 인터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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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호 위원장(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



Q: 안녕하세요. 서울노인영화제 프로그래머 윤나리, 손지현입니다. 바쁘신 와중에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히려 두 분이 시간 내어 주어서 고맙지요. 서울노인영화제와는 예전부터 인연이 많습니다. 이번에도 서울노인영화제와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Q: 요즘에도 영화제 일로 많이 바쁘시죠?

-여전히 해외 출장이 많아요. 다음주에는 대만에서 일정이 있고,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일본 등 해외 각지에서 영화제 집행위원, 자문위원, 심사 등 여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노인영화제를 포함해서 국내에서 열리는 영화제들도 시간이 허락하는 한 많은 활동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Q: 위원장님의 열정이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항상 보고 배우는 점이 많습니다.

-하하. 감사합니다.


Q: 서울노인영화제 프로그래밍과 관련된 첫 질문인데요, 서울노인영화제는 전 세대를 아우르며 세대통합을 위한 작품선정과 기획전 등을 프로그래밍하고 있습니다.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며 프로그래밍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지난주에 한국영상자료원에서 김지미 특별전 작품들을 보고 왔습니다.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를 직접 가보면 잘 알겠지만 관객층의 연령 비율이 굉장히 다채롭습니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부터 초등학생 아이들까지 전 연령층이 함께 고전영화를 관람합니다. 김지미 특별전 작품들도 어르신들에게는 추억의 향수로 다가갈 수 있고, 나이 어린 학생들에게는 책으로만 접했거나 말로만 들었던 고전작품들을 직접 볼 수 있는 새로움으로 다가갈 수 있습니다. 서울노인영화제에서도 전 세대를 통합하기 위해서는 여러 세대들에게 각기 다른 추억과 기억을 건드릴 수 있는 작품선정과 기획전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Q: 서울노인영화제를 주최하는 서울노인복지센터 내에는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영화제작 교육, 영화해설 교육, 가상현실 기획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에 대해서 알고 계시는지요?

-서울노인영화제를 위한 여러 프로그램들 중 영화학교를 통해 노인세대들에게 영화에 대한 관심도와 영화제작에 흥미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매우 좋은 시도이자 노인층에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실버세대들에게 영화로 일상의 즐거움과 제2의 삶을 꿈꿀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하는 건 점차 고령화가 되어 가고 있는 현 시대에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의미의 연장선이 서울노인영화제라고 볼 수 있지 않은가요.

    

Q: 서울노인영화제는 과거 최초의 극장문화가 형성된 경성의 영화공원을 동시대 노인문화의 상징이 된 종로영화공원으로 구현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극장문화 및 서울노인영화제의 이러한 기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봉준호 감독의 <옥자>가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개봉을 못하면서 서울극장, 대한극장, 씨네큐브 등 서울 종로 일대의 영화관에서 <옥자> 상영을 하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서울 종로는 1910년대 단성사를 시작으로 경성의 영화문화를 주도해 왔던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는 단성사 단관에서만 113만 관객을 모으는 등 서울 종로구 영화문화 뿐 만 아니라 극장문화를 선도한 면이 있습니다. 서울노인영화제에서 서울 종로구 일대의 영화관을 밀집시켜 영화제를 여는 것은 매우 흥미롭고 의미 있는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제의 메인이 되는 장소에서 영화극장 문화의 변천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사진 전시회 등 특별기획전 행사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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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노인영화제 윤나리 프로그래머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김동호 위원장

 



Q: 김동호 위원장님께서는 서울노인영화제가 처음 열릴 때부터 현재까지 인연이 많았습니다. 서울노인영화제 출판물에 축사를 작성해 주시는 등 영화제 참석도 자주 해주셨습니다. 서울노인영화제를 다년간 바라봐 주시며 개선되어야 할 점이나 향후 보완되어야 할 지점은 어떤 부분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현재 서울노인영화제의 출품 요건으로 보자면, 40-50대 중장년층의 위치가 애매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대학교 등 전문기관에서 고급 영화교육을 받은 20대 젊은 층들과 취미로 영화를 제작하는 40-50대 중장년 감독들이 함께 경쟁해야만 합니다. 60대 이상의 감독들은 노인감독으로 다른 카테고리로 보는 반면, 중장년층은 그렇지 않으니 영화제작에 금방 흥미를 잃을 수도 있지 않은가요. 서울노인영화제에서 세대통합의 의미를 중요한 화두로 본다면, 40-50대 중장년층들까지도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적인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 질문입니다. 서울노인영화제는 제10회 개최를 앞두고 있는데요, 앞으로 서울노인영화제가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역사를 이어나가면 좋을까요?

-포르투갈 감독인 마뇰 드 올리베이라 감독은 100세가 넘은 나이에 <안젤리카의 이상한 사건>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칸영화제에서 올리베이라 감독의 작품을 보고 굉장히 인상 깊었던 기억이 납니다. 100세가 넘은 나이에도 이렇게 훌륭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나도 적지 않은 나이인데, 올리베이라 감독 작품을 보고 나도 영화를 꾸준히 만들어야 겠다는 자극과 함께 용기를 얻었던 기억이 있어요. 서울노인영화제에서도 올리베이라 감독을 보고 내가 자극을 받은 것과 같이 많은 노년감독들에게, 그리고 감독을 꿈꾸는 많은 실버세대들에게 자극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자리가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자주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