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서울노인영화제 심사평 및 수상작
2017-10-30 오후 21:07:28
2017년 제10회 서울노인영화제(10월 25일~28일)에는 총 196작품이 출품되었습니다. 예전보다 출품작이 많이 늘어나 반가웠으며 성원을 보내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노인 문제에 대해 그만큼 전달하고 싶은 의견들이 많았던 것으로도 풀이됩니다. 실제로 서울노인영화제를 통해 노인의 인권 문제가 외부로 전달되면서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고, 갈수록 이런 성과를 더 많이 거두었으면 합니다. 문제를 공론화시키는 영화라는 장르의 미디어로서의 효과를 새삼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 심사를 진행하면서 심사위원들은 무엇보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함께 의견을 모으고 정을 나누셨을 어르신들의 모습이 눈앞에 떠올라 한없이 기뻤습니다. 특히 노인 문제를 신선한 시각에서 바라본 청년들의 시선에서도 따스함과 함께 날카로운 비판을 느낄 수 있어서, 심사를 진행하며 오히려 심사위원들이 많이 배우고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심사는 노인과 청년, 두 부문으로 나누어 진행되었습니다. 예선을 통과한 작품은 노인 부문 18편, 청년 부문 24편입니다.
영화의 주제들은 크게 나누면 세 가지 정도로, 우선 노인 치매 문제를 다룬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치매를 다룬 대부분의 작품들이 의외로 밝은 분위기로 문제에 접근하고 있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심지어 해학적으로 다룬 작품도 더러 보였습니다. 두 번째로 많이 다루어진 주제는 “로맨스 그레이” 풍의 사랑 문제였습니다. 옛 멜로 영화가 영화 속에 등장하기도 했고, 조폭 영화를 흉내 낸 로맨스영화도 있었습니다. 노인들의 지나간 시간에 대한 애틋한 추억담이 때론 코믹하게 때론 신파조로 다루어질 때 서울노인영화제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유의 애수 같은 것이 느껴졌습니다. 세 번째로는 작고한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작품과 세대 간의 갈등을 다른 영화를 꼽을 수 있습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가족과 같은 공동체 의미도 변하기에 이 주제들 역시 서울노인영화제만이 아니라 많은 영화들이 다루는 주제들입니다. 그러나 서울노인영화제에 출품된 작품들에서는 가슴 절절한 메시지를 읽을 수 있습니다. 연출이나 시나리오 등에서 어설픈 부분이 없지 않았지만 이 단점마저 감동의 일부가 되곤 했습니다.
몇 편의 영화들은 아마추어의 감각으로 만들었다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수작이었습니다. 특히 청년 부문에서 출품된 작품들 중에 그런 작품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외부의 도움을 받았겠지만, 제목 설정, 대사, 편집, 카메라 워크 등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노인 부문 출품작들보다 청년 부문에서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대상과 우수상을 수상한 작품들 이외에도 다큐멘터리 작품을 포함해 여러 훌륭한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상업적 영화가 아닌 서울노인영화제의 특성을 염두에 두면서 위의 수상작들을 선정하는데 심사위원들은 만장일치로 합의를 했습니다. 다만 너무 어두운 주제를 다룬 영화만 선정된 것 같다는 의견 개진이 있었고, 또 서울노인영화제의 특성을 반영하여 ‘어설픈 영화’상 같은 특별상을 만들어 보자는 의견도 제시되었습니다. 어설픈 설정과 연기 그리고 편집에서 보이는 실수 등은 모두 다른 영화제에서는 볼 수 없는 이 영화제의 장점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상작들에 박수를 보내며 참가해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2017 서울노인영화제 본심 심사위원>
권중돈(목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명희(판교노인복지센터 관장)
정장진(문화사가 및 미술, 영화평론가, KACI(한국미술콘텐츠연구소) 소장)
조영준(영화감독)
진모영(다큐멘터리 감독)
<2017 서울노인영화제 수상작>
대상(상금 400만원)
-노인감독 김병열 (작품:슬픈 결혼사진)
-청년감독 김영석 (작품:집으로 가는 길)
우수상(상금 100만원)
-노인감독 조완식 (작품: 가을 애)
-청년감독 박준영 (작품:의자 위 여자)
시스프렌드상(상금 50만원)
-노인감독 양중열(작품: 사랑할 시간)
-노인감독 이준걸(작품: 나의 화려한 인생 2막)
-청년감독 권순형(작품: 날아라 할배)
관객투표상
-노인감독 박일 (작품: 호랑나비오빠)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