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서울노인영화제 예선 심사평
2017년 서울노인영화제 예선 심사위원들은 총 196편의 출품작 중 42편을 본선진출작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역대 최대의 출품작들을 심사하는 일은 놀라움과 아쉬움이 쉼 없이 교차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올해 10회 영화제는 예년보다 다소 증가한 42편의 다양한 고민과 열정이 가득한 작품이, 많은 관객들과 함께 할 것입니다.
갈수록 증가하는 출품작 중 올해는 청년 섹션의 활약이 돋보였습니다. 출품작 196편 중 청년 섹션의 작품은 121편이었으며, 노년의 삶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카메라에 담기는 무수한 얼굴들이 저마다의 빛과 생기로 반짝일 때, 각기 다른 삶의 시간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고자하는 관심과 애착을 느낄 수 있어 올해는 무척 순조롭게 심사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단, 무겁고 진중하게 묘사되는 노년 세대와 이를 타의에 의해 수용하는 청년 세대를 그린 다소 경직된 작품들은 서로의 세대를 이해한다는 것이 단순한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상기시켜줍니다. 매해 증가하는 청년 섹션의 영화들 중 다수의 작품은 ‘폐지를 줍거나’, ‘일상을 무의미하게 보내는’, 수동적인 노인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지나치게 ‘선하기만 한’ 인물들의 등장은 우리로 하여금 상상할 수 없는 무력함을 어떻게 만들어내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동시대의 사회 속에서 첨예한 세대의 갈등을 밋밋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부 작품들은 앞으로 서울노인영화제가 가져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하게 합니다. 영화와 현실은 서로를 비추는 거울입니다. 다양한 세대가 함께 논의하고 토론할 수 있는 장을 만들기 위해 여느 때보다도 진중하게 임한 고민의 결과를 서울노인영화제에서 확인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노인 섹션은 196작품 중 75편이 출품되었습니다. 여느 때처럼 미디어 교육의 결과물들이 다수의 작품이었지만, 그 안에서 처음 잡은 카메라로 인생을 들여다보는 노인 감독들의 작업을 엿본다는 것은 굉장히 감동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온, 각기 다른 연령대가 세대 간의 공감을 확인하는 순간은 어렵기도 하지만 즐겁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세대의 공감이 이루어지는 방식을 두고 작품을 선정했습니다. 특히나 노년 세대가 생각하는 삶이 ‘죽음’과 맞닿아 있는 혜안의 시선으로 드러날 때, 현재의 삶이 어떤 풍경일지를 되돌아보게 만든다는 점에서 큰 가르침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올해 출품작은 각기 다른 세대의 생각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작품입니다. 영화를 통해 삶이 변한다는 것은 비약일지 모르나, 조금씩 변해가는 시선과 관심은 영화가 스며든 삶이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확인시켜줍니다. 출품해주신 모든 감독께 열렬한 지지와 응원을 보냅니다. 모두 축하드립니다.
제10회 서울노인영화제 예심위원 일동
제10회 서울노인영화제 본선 진출작
■ 노인섹션 (무순)
차경미 <조각모음>
한종철 <벼룩로망>
이찬복 <아름다운 이별>
안인헌 <홍시김치>
권진기 <대구탕>
문옥연 <실버히어로>
김정현 <그리운 어머니>
김병열 <슬픈 결혼사진>
양중렬 <사랑할 시간>
장병옥 <다은이의 사춘기>
박일 <호랑나비 오빠>
조완식 <가을 愛>
정인아 <아버지생각>
이준걸 <나의 화려한 인생2막>
변명옥 <평생소원>
탁흥일 <방울토마토>
김제건 <요셉의원사람들>
조향숙 <웬 떡이냐?>
총 18편
■청년섹션 (무순)
오주형 <봄바람>
위장훈 <편곡자 Arranger>
이체 <노인을 위한 영화는 있다>
강희정 <늦봄>
여희지 <기억해주오>
권순형<날아라 할배>
유정연 <늙은 니>
박상균 <한수탕>
이윤재 <은빛>
박준영 <의자 위 여자>
이인의 <관계의 가나다에 있는 우리는>
김래원 <인디펜던스 데이>
김선진 <소란했던 그날에>
김영석 <집으로 가는 길>
김영호 <내가 왕년에>
한정재 <앰부배깅>
유다함 <이산>
채의석 <봄동>
김유진 <수평선>
김경석 <승부>
이수빈 <그때, 그대>
박성림 <주말동안>
장수연 <경희>
허장휘 <희망노인정>
총 24편